[앵커]
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목사가 상습적으로 장애인들을 때리고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.
하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장애인들 상당수는 상한 음식을 먹고 체벌까지 받아야 했던 해당 시설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.
[기자]
장애인 학대 논란이 불거진 복지시설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 A 씨.
일을 그만두기 전까지 1년여 동안 장애인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했지만,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.
상습적으로 폭행이 계속됐고, 심지어 상한 음식을 먹이기도 했다고 증언합니다.
[장애인시설 前 간호조무사 : 아침에 먹던 것, 점심에 먹던 것을 저녁에 그냥 주고…. 고구마를 엄청 많이, 좋은 건 다 팔고 상한 부분 잘라서 주고. 떡 쪄서 주고 이게 저녁 식사였어요.]
결국,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시설을 운영하던 목사 55살 이 모 씨가 구속됐습니다.
[경찰 관계자 :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시설자 명의를 교체해가면서 운영한 정황이 확인돼서….]
하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.
시설에서 머물던 장애인 24명 가운데 일부는 다른 시설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지만,
[양미옥 / 양평 '은혜의집' 여자생활실장 : 가끔 (피해 장애인들이) 말씀하실 때가 있어요. 거기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. 그곳에서 먹던 것과 이곳이 다른 점, 어떻게 혼났고 어떤 일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….]
대부분은 아직 기존 시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.
그나마 다른 시설로 옮겼던 장애인들도 상당수 다시 돌아왔습니다.
피해 장애인들이 의사를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데다, 보호자들 역시 가깝고 익숙한 시설에 오랫동안 의존해왔기 때문입니다.
[경찰 관계자 : 2차례에 거쳐서 12명을 전원조치를 했어요. (시설장이) 가족이나 대상자를 회유하고 설득해서 몇 분 빼놓고 다시 시설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됩니다.]
해당 자치단체는 민간 시설이다 보니 운영 제한도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.
전문가들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.
[박김영희 /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: 시설장이 인권침해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시는 시설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처벌하는 법적인 제재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.]
문제의 시설은 목사... 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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